
(사진 설명 : 시화호국제포럼. 경기도(c))
지속가능한 해양레저 생태계로 도약해야 할 때
경기도가 최근 ‘시화호 해양전략 국제포럼’을 열고 시화호를 세계적인 해양관광·레저 명소로 키우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한때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가 이제는 ‘기회의 바다’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포럼을 넘어 시화호의 제2의 부활을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라 할 만하다.
이번 포럼에는 경기도와 화성·안산·시흥시 등 시화호를 둘러싼 3개 도시, 그리고 국내외 전문가 160여 명이 참여했다. 뉴욕·싱가포르에서 온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했고, 국내 학계와 해양관광 전문가들은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웰니스 발전전략’, ‘친환경 낚시레저 관광’ 등을 논의했다. 시화호 통합 브랜드(BI) 선포와 더불어, 세 도시와 경기도가 체결한 공동협약은 시화호를 하나의 ‘해양레저 생태도시권’으로 묶는 협력의 상징이었다.
시화호의 변화는 단순한 관광지 개발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도시와 주거도시, 생태환경이 공존하는 복합 해양도시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도전이다. 뉴욕 브루클린이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창조경제의 중심지로 변모했듯이, 시화호 역시 환경재생을 넘어 문화와 산업, 레저가 융합된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의 중심으로 나아갈 잠재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시화호는 여전히 수질 관리, 어업권, 생태계 복원 등 복잡한 현안을 안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은 또다시 환경 퇴보를 불러올 수 있고, 보여주기식 행사로 끝난다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진정한 ‘세계 해양관광 명소’로의 도약은 지역의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해양도시 모델을 구축할 때 가능하다.
이번 공동협약의 핵심은 바로 ‘연대와 통합’이다. 시흥·안산·화성은 행정구역상 다른 도시지만, 시화호라는 한 몸을 공유한다. 각 지자체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택할 때, 시화호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블루벨트이자 대한민국 해양레저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다.
박종민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이 말했듯, 시화호는 “생명의 호수로 다시 태어난 경기도의 희망과 기회의 상징”이다. 이번 포럼이 그 선언의 시작이라면, 앞으로 남은 과제는 구체적 실행과 꾸준한 연대다. 시화호가 단지 ‘복원된 호수’가 아닌, 세계가 찾는 ‘살아있는 해양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더경기뉴스= 김성민 논설위원)